끊어서 이어지는 빛

2015.12.16.~2016.06.11

  • 나전칠 장생산수무늬 끊음질 함 / 조선 19세기 / 높이 18.7 폭 29.0×28.7

  • 나전칠 산수무늬 끊음질 함 / 조선 19세기 / 높이 16.7 폭 28.5×16.0

  • 나전칠 장생산수무늬 끊음질 문갑 / 조선 19~20세기 초 / 높이 47.0 폭 112.0×31.0

  • 나전칠 장생산수무늬 삼층장 / 조선 19~20세기 초 / 전체 높이 158.3 폭 104.0×49.5

  • 나전칠 만자무늬 끊음질 함 / 심부길 / 1970년대 / 높이 22.0 폭 36.0×25.5

  • 나전칠 장생무늬 끊음질 경대 / 이성운 / 1970년대 / 높이 26.8 폭 26.3×35.3

  • 나전칠 국화당초무늬 삼층롱 / 송방웅 / 2005 / 전체 높이 171.2 폭 97.0×45.8

  • 조약돌 / 황삼용 / 2014 / 높이 37 폭 90×51

채 치듯 가늘게 썰은 자개를 톡톡 끊어서 이어 붙이면, 자개의 빛은 끊어질 듯 이어지며 아름다운 문양으로 다시 태어난다. 때로는 풍경화나 추상화처럼 자개 빛이 이어져 표현되는 이 방식은 우리나라 특유의 끊음질 기법이다.

이번 전시는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먼저 선보였던 것으로, 본관의 끊음질 컬렉션 중에서 조선 후기부터 현대 작품까지 구성하여 끊음질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. 고려시대에 보조문양으로 처음 등장한 끊음질 기법은 조선 후기에 크게 유행하였다. 일제강점기에는 문양을 오려서 표현하는 줄음질이 대세였으나, 해방 이후 중요무형문화재 심부길, 송주안을 통해 끊음질의 명맥은 다시 이어졌다. 그 뒤로 송방웅, 이성운, 황삼용 등 걸출한 끊음질 장인들이 중요한 우리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.

나전칠기 중에서 끊음질 기법은 현대에 응용하기에 매우 적합하다. 전통재료와 솜씨를 현대의 언어로 표현하면 우리의 정체성은 세계 어디에서도 통한다. 옛 방식을 지키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표현하는 ‘법고창신(法古創新)’의 정신, 단지 끊음질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. 우리나라의 보물, 전통공예의 보다 적극적인 진화를 기대해 본다.